삼립 하이면을 아십니까?
FIMO 하이면 완도김우동 |
양은냄비에 물 받아서 연탄불에 올려놓고 언제나 끓을까... 기다리며 부뚜막에 앉아있던 겨울날이 생각납니다.
부엌 창에 수증기가 뽀얗게 끼기 시작하면 면을 넣고 간장소스를 넣고, 다른 수프도 하나 더 넣었던 것 같은데...
면이 미끌거리던 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물을 정확히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간장으로 간을 맞췄던 날도 많았습니다.
흑백 TV 시절, 삼립 크림빵, 호빵, 하이면은 제가 자주 먹던 간식이었어요.
우동은 일본어고, 우리나라에서는 가락국수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곳곳에 있던 분식집 가락국수, 포장마차에서 오뎅국물에 말아주던 가락국수, 대전역 플랫폼에서 서서 먹던 한밤중의 가락국수......
중국집 우동은 전부터 있었지만 조금 다른 맛이었지요.
지금도 중국집 우동 좋아하는 분들 꽤 많아요.
1980년대에 일본에서 잠깐 일할 때는 알루미늄 포장용기에 물 붓고 끓이는 인스턴트 새우튀김 우동을 자주 먹었는데요.
그 튀김우동 먹으며 하이면도 일본에서 빌려온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동경우동 튀김우동과 데운 청주 |
저는 우동을 좋아해서 서울 올라갈 때마다 을지로 3가 역 8번 출구 옆 '동경우동'에 가곤 해요.
근처 직장인, 영화 보러 온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집이죠.
요새는 가성비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손님이 더 많아졌어요.
카레라이스, 유부초밥, 우동 다섯 가지가 있어요.
맛이 절대 변하지 않는 오이피클, 잘 숙성된 겨자간장도 주시죠.
데운 청주에 유부초밥, 튀김우동이면 훌륭한 세트가 됩니다.
손님 많으시니 식사시간 피해서 가보세요.
재작년 겨울부터 하이면을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슈퍼마켓에선 살 수가 없어서 인터넷에서 주문해요.
SPC에서는 하이면을 고급화해서 가격을 올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저렴하고 맛진 우동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년 겨울에도 지금 가격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 하이면 끓이실 때는 물 정확히 부으시고
물이 끓으면 면과 간장소스 넣고 센 불로 2분 끓입니다.
끓이면서 젓가락으로 면을 풀어준 다음 바로 불을 끄세요.
불 끄고 김가루 수프를 넣고 저어준 다음 드시면 됩니다.
칼칼한 거 좋아하시면 고춧가루를 맨 나중에 솔솔 뿌려서 드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