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 줄 알았지 3

자전거 타는 사람들 블로그를 보다가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사람들은 등산, 캠핑, 트레킹도 열심히 하고 있더라는 것.
어떤 분은 카약, 카누, 팩 래프트를 자전거, 등산과 동시에 즐기고 계셨다.
와... 체력 대단하구나.
나도 할 수 있을까?

물에서 하는 놀이는 어릴 때부터 꾸어 온 꿈이기에 두려움은 없다.
언젠가 내 배를 가지고 싶었고, 물 가까이에 가서 살고 싶었던 게 평생소원이었으니까.
뭘로 시작하면 좋을까?
카누나 고형 카약은 자동차 지붕에 싣고 다녀야하니 바람 넣는 카약으로 정했다.
카약.
그래, 한번 도전해 보자.


인터넷에서 카약 동호회, 카약을 타는 분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초심자는 국산 우성아이비의 바람 200을 중고로 구해서 타 보라는 글이 가장 설득력이 있기에 검색을 시작.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을 보다가 인텍스 카약을 알게 되었다.
흠...
미국에서는 싼데 우리나라로 들여오면 배꼽이 더 크다.
1,000불 넘는 제품이 그럴싸하게 보이는데 어쩌나...
고민하다 그냥 11번가 아마존에서 주문했다.

카약이 왔다.
방에서 바람을 넣어보니 꽤 길다.
2인승 길이 3.8m, 넓이 93cm, 무게 17kg.
패들(노) 2개, 시트 2개, 보조시트 1개, 펌프, 압력 게이지, Skeg 2개, 낚시대 꽂이 2개, 발받침 2개, 액세서리 거치대, 가방이 함께 왔다.
2인승이지만 혼자 탈 때는 좌석을 가운데로 옮겨도 된다.

카약의 재질은 일반 물놀이용 튜브와는 다르게 세 겹의 두꺼운 재료로 되어있었다.
그래도 바람 넣는 제품들은 조심, 또 조심해야지.
만듦새는 그럴듯하지만 마감이 미흡한 부분도 있다.
미제와 일제의 내구성과 만듦새에 익숙한 내 눈에는 중국제의 뭔가 아슬아슬한 부분이 보인다.
비싸게 샀지만 구성품이 알차서 고른 것이니 이제 잘~ 타면 만사 OK!

남한강이 가까우니 자전거에 트레일러를 달고, 트레일러에 카약을 싣고, 가끔 낚싯대도 싣고.

트레일러에 캠핑 장비를 싣고 가도 되는구나.
평소에 무거워서 잘 안가지고 다니는 삼각대를 실어도 되겠다.
카메라 렌즈에 곰팡이 피기 전에 데리고 나가서 바람을 맞게 해주는 것도 괜찮네.

자전거 트레일러.
자전거 뒷바퀴 축이나 시트 포스트에 연결하여 어린이, 반려견, 짐 등을 실을 수 있는 수레.
바퀴가 한 개짜리도 있고 두 개짜리도 있다.
수입산은 꽤 비싸서 '산타자 카고 트레일러 T5'로 결정했는데,
트레일러 무게 11.5kg, 적재중량 45kg, 크기는 67X46X25cm다.
플라스틱 적재함과 뚜껑이 있다.
바퀴는 16인치.

자전거와 연결은 자전거 뒤축에 브라켓을 달고 연결한다.
연결 클립과 별도의 안전고리가 있어서 이중으로 연결되니 조금 안심.
기본 브라켓은 팬텀 HX 뒤축과 맞지 않아서 직경이 큰 브라켓 하나 더 주문하여 HX에 달고, 기본 브라켓은 미니벨로에도 달아주었다.
미니벨로로 트레일러 끌고 가려면 힘이 좋아야 할 듯. 

계획을 실천하기 시작했는데, 주말마다 비가 오신다.
3일 중 하루만 반짝하고 나머지는 비가 오신다.
오늘도 아침부터 오고 계신다.
하... 비 때문에 화가 나는 것도 처음이네.

옛날엔 비 오시는 날은 술꾼들 포섭해서 빈대떡에 막걸리 파티를 하던 날이었잖아.
커피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게 좋아서 카페 창가에 오래오래 앉아있던 적도 있었고.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게 뭐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
함께 술 마실 친구가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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