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관찰기 01
작년에 들어왔던 귀뚜라미는 시끄럽게 우는 통에 쫓겨났고, 올해 들어온 귀뚜라미는 조용히 싱크대 쪽에서 살고 있었는데, 방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건 불편한 일이라 반찬통으로 뒤집어씌운 다음 바닥에 종이를 밀어 넣어 생포하여 밖으로 내보냈다.
이천에서 함께 살던 거미는 2cm 크기에 커다란 반짝이는 눈을 가진 종과 4cm 크기에 털이 부숭부숭한 거미 두 종이었다. 눈이 예쁜 거미는 용인으로 따라오지 않은 것 같고, 부숭부숭이는 덜 자란 꼬마를 이삿짐 풀 때 봤는데, 이번에 다 자란 성체를 보게 되었다. 여기서 자란 것 같다.
거미는 육식성이라 방 안에 있는 벌레를 먹고 살았을 텐데, 그동안 방에서 본 벌레는 그리마와 쥐며느리, 가끔 들어온 모기, 초파리 정도라서 거미의 영양상태가 심히 걱정된다. 밖으로 나가려면 문 앞에 대기하다가 문이 열렸을 때 빠르게 나가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옛날처럼 방충 커튼 없이 문 열고 살았을 때라면 마음대로 드나들었을텐데...
초파리는 트랩을 만들어 놓았고, 모기는 가끔 들어오는 것 같으나 거미줄에 걸려서 사라졌는지, 전처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밤은 거의 없다. 유튜브 '제발돼라'님 영상을 보며 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 송충이 비슷하게 생긴 애벌레들도 머리에 손가락을 가까이 가져가면 몸을 반쯤 일으켜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인다. 쐐기나방 애벌레처럼 털에 닿았을 때 아픔을 주는 애벌레는 조심해야 하지만, 무조건 발로 밟아 저세상으로 보내는 짓은 삼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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