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1 휴가 나흘째


음악 하는 사람은 다른 이의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하지.
좋은 선생님께 사사하더라도
남들은 어떻게 하나 궁금하잖아.
산속에서 혼자 10년 수련하고 나오면
격투기 선수에게 10초 만에 패하는 쿵푸 고수가 될 수도 있어.

수련 시기에,
남의 예술을 보고 들으면서 자신의 음악에 다른 이의 장점을
녹여 붓는 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다른 이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건
예술 생명이 끊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

아침에는 빌 에반스만 틀어놔.
가끔 조지 해리슨이나 비비 킹 할아버지도 듣는데,
현란한 음악은 점점 안 듣게 되네.

나는 미디 기반으로 녹음실 운영할 때 한동안 기타 연습을 안 해서
메탈 쪽 테크닉이 많이 부족해.
한 음 한 음 꾸역꾸역 눌러 치는 버릇이 붙어서 빠른 피킹이 잘 안돼.
아직도 Smoke on The Water의 16분음표 프레이즈가 안 된다니까.
(리치 블랙모어, 정말 깔끔하게 잘 치는 기타야)
속도를 늦춰서 하나하나 천천히 들어봤더니 어디서 치는지는 알아냈는데,
여전히 오리지널 속도로는 연결이 안 되네.
내 피킹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Troy Grady님, 다른 님들의 피크 슬랜팅 영상을 자주 보며 연습하는데,
피크의 줄에 대한 각도,
프레이즈의 하행, 상행에 따른 손목(손바닥)의 각도,
고르게 손목 움직이는 피킹이 답인 것 같아.

피킹에 답은 없다.
어떻게 연주해도 된다.
자신의 연주 스타일에 맞춰서 치면 된다.
나처럼 속주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변명을 할 수 있지.
"에릭 클랩턴은 속주 안 하잖아?"
ㅋㅋ.

덥지만 연습은 꾸준히 하자.


방충망에 사마귀가 한 마리 오셨다.
10cm 정도 길이에 날개가 누르스름한 거 보니 거의 다 자란 것 같다.
지금도 창밖 아카시 나뭇가지에 몸을 숨기고 가끔 움직이고 있다.
사마귀의 일생은 일 년이다.
가을에 낳은 알은 겨울을 나고 다음 해 봄에 깨어난다.
사마귀 수컷은 충신 공양으로 세대를 이어간다.
만일 사람도 인신 공양(人身 供養)으로 세대를 이어가야 한다면?
여러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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